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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히브리어 포기자, 히포자

고등학생 때 수학을 공부하던 때가 기억난다. 열심히 해서 수학을 정복하고자 하던 열의는 1학년 1학기를 넘기며 50%로 급감하고 1학년 2학기를 넘기면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수학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가르치는 방법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학을 이해하기보다는 무조건 공식을 암기하게 하고 문제를 어마어마하게 풀게 하고, 문제 푸는 기계가 되도록 수학을 배웠던 것 같다. 탄젠트, 사인, 씨스그마, 루트, 미분, 적분... 왜 이런 용어가 사용되었는지를 먼저 알았다면 좀더 쉽게 수학과 친해질 수 있었을 것 같다. 

히브리어를 공부하면서 역시 수학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전철을  밟는 많은 학생을 보게 된다. 단어를, 문법을 무조건 외워야 한다고 한다. 하루 외워야 하는 단어와 문법을 주고, 매일 매일 퀴즈를 보고, 무슨 뜻인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고 헉헉 대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신학생 중 히브리어나 헬라어를 배웠던 학생들은 동계, 하계 방학 중 3주 정도를 필수로 합숙하면서 배운다고 한다. 매일 매일 3-6시간을 배우고 다음 날 단어와 문법을 퀴즈로 보고... 히브리어는 한국인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언어이다. 언어라기보다는 그림이다. 아마도 영화 '미이라' '인디아나 존스' 등의 영화에서 본것 같다. 그림으로... 그런 언어를 3주간 죽어라 공부한다고 한다. 매일 매일 암기해야 한는 단어의 량은 계속 늘어가고...결국 히브리어 포기자가 된다고 한다. 

재미난 사실은 그런 히브러어 포기자들이 설교를 더 잘 한다고 한다. 히브리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성경의 원문을 통하여 하나님이 인간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자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메시지는 1+1=2가 아닌 3이 될 수도 있고 0이 될 수도 있다. 무슨 결과가 나오는 것인가를 그것을 읽은 사람의 깊은 묵상과 열정,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더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단어를 암기하느라 그 의미도 모르고 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히브리어 포기자가 된다는 것이다. 히브리어 단어를 잘 알고 문법을 잘 알면 좋겠지만, 3주 공부하고, 1학기 공부한다고 하여 하나의 언어를 정복했다고 하면 그건 교만일 것이다. 아마도... 이런 집중 훈련은 묵상을 방해한다고 생각된다. 묵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좋을 방법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히브리어를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2천년 이전의 역사와 메시지를 알기 위한 고난의 결과를 얻는 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